[아는기자]대통령, 달라졌나…돌고 돌아 정진석 발탁?

2024-04-22 12,734



[앵커]
아는 기자, 대통령실 출입하는 정치부 송찬욱 기자와 함께합니다.

Q. 인선 소식도 궁금하지만, 이것부터요. 대통령이 17개월 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는데, 오늘 하루에만 두 번이나 브리핑실을 찾아서 질문을 받았어요. 바뀐 겁니까?

대통령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자회견은 2022년 8월에 있었고요.

출근길 문답이 중단된 것은 2022년 11월이었습니다.

그런데 오늘 갑자기 오전 오후 2번 브리핑실로 내려와 기자 질문을 두 개씩 받았습니다.

대통령은 오늘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"기자실에 자주 찾아가서 소통하겠다"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
대통령은 어젯밤 참모들에게 직접 오늘 인선 브리핑을 하겠다고 알렸다고 합니다.

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용한 거라는 게 참모들 설명인데,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도 "자주 하겠다" "끝이 아니라 시작이다"라고 얘기를 했었는데, 이후 20개월 째 안 했으니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.

Q. 정진석 비서실장, 돌고 돌아 발탁이 됐네요?

대통령 비서실장은 현역 의원이 할 수 없습니다.

그래서 처음부터 이번 총선에서 떨어지거나 불출마한 정진석 장제원 의원, 원희룡 전 장관 등이 거론됐었죠.

정 실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5선 중진 의원이죠.

이명박, 박근혜, 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대통령실과 당에서 요직을 맡아왔으니 경험도 많고, 또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의도 정치권과 소통이 원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있습니다.

대통령은 어제 오찬을 함께하면서 인사를 최종 확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.

정 실장은 검찰총장을 사퇴한 윤 대통령에게 "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 결심도 해줬으면 좋겠다"고 조언하면서 '친윤'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.

Q. 그런데 민주당 반응을 보면 야당과 소통이 잘 될지는 모르겠던데요?
 
네. 오전에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과정에서 정 실장 임명 소식을 전해들은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선 비판 의견이 대세였다고 합니다.

노무현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점, 친윤 정치인이라는 점 등이 거론되는데요.

또 정 실장이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일본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것을 문제삼는 야당 분위기도 있습니다.

여당에서는 대체로 "정치권과 소통이 가능할 것"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비주류 사이에서는 여당 비대위원장 시절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%로 정해 대통령 사당으로 만든 당사자라는 비판 목소리도 있습니다.

Q. 야당과의 소통은 정무수석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잖아요. 오늘 홍철호 전 의원을 임명했어요?

홍철호 전 의원은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은 아닙니다.

[신임 정무수석 인선 발표]
"당에서도 하여튼 여야 의원들 모두 소통과 친화력이 뛰어나다고 추천을 받았고, 저는 뭐 정무수석과 함께 일해보거나 개인적 관계는 전혀 없습니다만 잘 하실 거라고 믿고."

과거 바른정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유승민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'친유승민계'로 불리기도 했습니다.

경기 김포 의원으로 수도권인데다, 친화력이 좋아서 여러 중진 의원이 추천했다고 합니다.

Q. 비서실장, 정무수석의 첫 번째 임무는 영수회담일 거 같아요.

맞습니다.

하지만 녹록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.

민주당 내에서는 강경파들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.

채상병 특검법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의제로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.

저희가 취재해보니, 미뤄진 오늘 실무협상에서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을 의제로 들고 가려 했는데, 대통령실 거부하면 판을 깨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.

친명 핵심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정기조를 바꿨는지는 김 여사 특검 수용 여부가 중요하다며 공개적으로 밝혔죠. 

대통령실에서는 가정이긴 하지만,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입니다.

Q. 총리 문제를 논의할지도 관심이거든요?

이 역시 해프닝이 있었는데요.

오늘 대통령 브리핑 때, 언제 총리 인선을 할지 질문이 있었는데요.

"후임 총리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"고 답하며 바로 뒤에 이재명 대표에게 용산 초청을 제안했기 때문에 '그와 관련해서' 여러 가지 얘기를 주고받아야 한다"고 답했습니다.

이게 총리 문제를 영수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는데, 대통령실은 '그와 관련해서'는 총리 인선이 아니라 영수회담 준비를 뜻한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.

야당과 지지층 민심을 동시에 챙겨야하는 대통령실의 고민이 담겨있는 대목이기도 하죠.

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.


송찬욱 기자 song@ichannela.com